지구 열대화 시대, 경제산업 패러다임 바뀐다
- 美 IRA 최대 수혜국은 한국?
- 이젠 심해 채굴 '붐'
- 미국 클린에너지는 후퇴 중
한국에서도 30일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후엔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죠. 서울·경기 지역에 ‘호우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스콜(게릴라성 폭우)을 연상시키며 "동남아 됐네"라고 외치는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올해 7월의 온도가 역대 가장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는 끝났다.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상 고온 관련 대국민 연설을 통해 “기후변화가 실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폭염 위험 경보 조치를 발령했습니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 시대에 맞춰졌던 삶의 방식과 그에 따른 경제 산업 구조가 '지구 열대화'로 맞춰져야 합니다. 뷰스레터 독자님들은 "에어컨 틀면 되지. 에어컨 회사 좋겠네"라고 생각하시는 분 없겠지요?
지구 열대화로 당장 물 부족이 심각해지고 먹거리 시스템 붕괴로 인해 고물가가 고착화될 것입니다. 고온으로 인해 콘크리트가 빨리 굳어지거나 도로 파열이 심해져서 전례 없던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구 열대화와 기후 위기로 인해 경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 오늘 뷰스레터에서는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한 미국의 강력한 에너지 정책과 산업 내 변화에 대해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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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최대 수혜국은 한국?
미 바이든 정부는 그 어느 정권보다 급진적 기후변화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가장 두드러진 사례입니다. 탈탄소화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조성을 위해 사상 유례없는 정부 보조금을 쏟아붓는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친환경 분야에만 3700억달러(약 468조 원) 규모의 보조금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IRA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전기차(EV) 보급을 확대하고, EV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EV 배터리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3개 사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주에 제2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도 기대되는데요. 실제 IRA 법 시행과 맞물려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의 관련 프로젝트 규모가 전체 미국 정부 지출의 6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큰 프로젝트 20개 중 15개가 배터리 부문에 집중됐는데요. 이 때문에 IRA의 최대 수혜자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라는 분석이 미국서 나옵니다.
이젠 심해 채굴 '붐'
기후 변화, 지구 열대화는 한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죠.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국제적 합의가 중요한데,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습니다.
혹시 '심해 채굴'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필요한 망간을 비롯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40여 종의 금속이 뭉친 망간단괴(다금속 결절 등의 광물이 '해저'에 있어서 이를 채굴하는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제 규제기구가 심해 채굴에 대한 심의 기한을 놓치면서 ‘무주공산’이 됐습니다. 아직 규칙이 없지만 채굴 면허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때 미국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에 있는 태평양 심해 바닥에 놓인 ‘심해광물’ 채굴을 둘러싸고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클린에너지는 후퇴 중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나 EV 배터리 부문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클린에너지’ 분야의 성장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는데요. 미국 공공사업 규모의 클린에너지 설비가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클린 파워(American Clean Power, ACP)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는 약 26기가와트(GW) 공공사업 규모(utility-scale) 풍력, 태양열, 배터리 저장 용량 시설이 설치됐는데요. 이는 2021년 30GW 대비 약 15% 감소한 수치입니다.
정책과 클린에너지 기반 시설 구축 등 대응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는 기후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클린에너지 분야에서도 어떤 부문이 호황을 기록하고, 어떤 분야가 뒤처지고 있었을까요. 또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